[월간목회 ] 시니어들을 주의 제자로서 살아가게 하라 (2024.7)
- Jae Kim
- 2024년 7월 8일
- 4분 분량
(월간목회 2024년 7월호 게재)
우리는 이른바 65세 이상의 시니어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로 들어가고 있다. 2030년이면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한 가운데 ‘중위 연령’이 거의 50세가 된다고 한다. 이런 통계들은 단순히 고령자가 많아졌다는 뉴스만이 아니라, 켄 다이트왈드 (Ken Dychtwald)가 예견했던 것처럼 늘어나는 고령자들의 ‘에이지 웨이브’ (Age Wave)가 의료 체계, 은퇴 시스템, 취업 시장, 기업 마케팅, 가족 역학 관계 등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인 충격과 변화를 가져옴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와 기업 그리고 정치 세계는 고령화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 대비책의 핵심은 현대 시니어는 전통적인 이미지의 ‘노인들’이 아니라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보유하고 여전히 왕성한 사회 활동을 유지하는 ‘액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와 ‘슈퍼 에이저’ (Super-Ager)들로 변화되었음을 파악한 것이고, 이에 따라 이들을 새로운 소비 주체이며 사회 리더로 상정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룬 것이라고 하겠다.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는 교회 역시 시니어 세대들에 대한 교회 역할을 시의적으로 적절하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시니어 사역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첫째, 시니어에 대한 시각 조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나이듦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요즘은 ‘안티 에이징’(Anti-Aging) ‘슬로우 에이징’ (Slow-Aging)으로 건장한 시니어가 많고, 특히 60대 중반에서 70대 후반에 있는 ‘영시니어들’은 건강과 열정과 시간적인 여유까지 갖추고 있다. 이들을 ‘은퇴자’(Retiree) 그룹으로 덮어둘 것이 아니라 사역을 위한 새로운 ‘자원’ (Resource)로 발견하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시니어들이 섬김의 주체가 될 수 있고 또한 되어야 한다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안경 사역 전문가 교회에 새가족으로 등록한 일이 있다. 그분은 안경 검안과 제작 사역에 십년이 넘는 봉사 경험이 있는 70대 초반의 장로님이었다. 그분이 필자에게 찾아와 안경 사역을 희망한다는 제안을 듣고 당회 재가를 얻어 바로 사역을 시작하였다. 교회 새가족이 된지 얼마되지 않은 은퇴 장로에게 사역 공간을 배정하고 예산을 배정하는 일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결과 시니어들로만 구성된 최초의 ‘시니어 안경 선교팀’을 구성하여 니카라과를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해마다 정례적으로 다녀오는 선교 프로그램이 되었다. 시니어는 교회 사역의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시니어 세대에 대한 교회 역할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시니어 사역에 대한 비전이 올바르게 정립되어야 한다. 시니어들은 주님의 시야에서 멀어지고 잊혀지는 ‘노쇠한 늙은이들’이 아니라 여전히 주님께서 가슴에 품고 인도하시는 주님의 ‘귀한 제자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세월이 갈수록 더욱 주님을 닮아가며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원숙한 주의 제자들로 양육하고 인도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다. 시니어들을 위한 즐거운 놀이 시간을 만드는 시니어 시팅 (Senior Sitting)이 교회 사역의 목표가 될 순 없다. 말씀을 통한 자기 성찰과 회개의 길로 인도하여 하나님 앞에 원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서도록 영적으로 인도하는 일이 교회가 추구해야 할 시니어 사역의 원초적인 비전이 되어야 한다.
오병이어의 사건이 벌어지는 마태 복음 14장을 시니어 사역의 비전으로 인용하고 싶다. “이 곳은 빈들이요 때도 이미 저물었다”는 제자들의 걱정은 시니어들의 처지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시니어의 시기는 저물어 가는 시기이고 시니어들의 재정은 어쩌면 빈들과 같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빈약한 상황에 처한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명령하신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오직 믿음으로 나아가 주님의 놀라우신 능력을 경험하는 제자들이 될 것을 주님께선 기대하시는 것이다. 시니어 사역의 비전이 여기에 있다. 빈들에 때는 저물어가지만 오병이어의 역사를 일으키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고 체험함으로 믿음이 깊어지는 일이 시니어 사역의 비전으로 자리잡길 축원드린다.
셋째로, 시니어를 위한 교회 역할의 혁신을 위해서는 시니어 사역의 범위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각자의 은사를 따라 섬김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사역의 장을 펼쳐주자는 것이다. 이렇게 시니어 사역의 분야가 넓어지면 다양한 시니어 사역자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고, 시니어 사역 분야가 확장될수록 많은 시니어들이 섬김의 공동체에 참여하며 새로운 변화를 교회에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효과적인 시니어 사역 모델로 ‘S.E.N.I.O.R.S. 사역’을 소개하고 싶다. 이 모델은 시니어 사역의 권위자라고 할 수 있는Richard Gentzler 목사가 제안하는 것인데Spirituality, Enrichment, Nutrition, Intergeneration, Outreach, Recreation, Service단어들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각각의 글자를 우리말로 번역해 사역 구호를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영성으로 깊어지는 시니어, 배움으로 성장하는 시니어, 영육간에 풍요로운 시니어, 차세대를 생각하는 시니어, 전도하고 선교하는 시니어, 기쁨으로 함께하는 시니어, 섬김으로 봉사하는 시니어”가 되는 시니어 사역들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영성으로 깊어지는 시니어’는 시니어 사역의 근본적인 기초가 된다. 시니어를 위한 예배와 성경 공부 등을 가리킨다. ‘배움으로 성장하는 시니어’는 평생 교육에 힘쓰는 지혜로운 시니어를, ‘영육간에 풍요로운 시니어’는 건강하고 건실한 시니어를, ‘차세대를 생각하는 시니어’는 이땅의 후손들을 믿음의 길로 인도하는 시니어를, ‘전도하고 선교하는 시니어’는 그야말로 복음 전도자로 살아가는 시니어를, ‘기쁨으로 함께 하는 시니어’는 행복한 사회 관계를 이어가는 시니어를, ‘섬김으로 봉사하는 시니어’는 주어진 달란트를 따라 섬김을 다하는 시니어를 양성하는 사역 분야들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일곱 가지 영역을 따라 시니어 사역들이 교회마다 특성있게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끝으로 시니어 세대를 위한 교회 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니어 사역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 체계를 교회가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니어들을 위한 제반 사역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시니어 담당 사역자를 배치하고 사역을 위한 예산 배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 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시니어 사역은 소모적인 사역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다. 은혜가 충만하면 시니어를 통한 재정적인 헌신도 분명히 따르는 것을 본다.
시니어 사역자에 대한 몇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시니어 담당 사역자란 단순히 시니어를 위해 배정된 사역자라는 뜻이 아니다. 시니어 담당 사역자는 앞에서 얘기한 ‘에이지 웨이브’에 대한 시대적인 흐름과 영향을 이해하고 ‘에이징’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갖출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니어들을 사랑하고, 시니어 사역을 통해 주님의 제자를 양성한다는 비전이 분명해야 하며 또한 시니어 사역자로서의 사명감을 바탕으로 성경을 새롭게 해석하고 설교하며 적용할 수 있는 영적 리더십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시니어 사역자 양성 과정이 교단 차원에서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지금까지 시니어 세대를 위한 교회 사역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네 가지 필요조건들을 살펴보았다. 시니어들을 새로운 사역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고, 시니어 사역을 통해 주님을 향한 신실한 시니어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하고자 하는 비전이 있어야 하며, 그리고 액티브 시니어들의 참여와 헌신을 넓히는 사역의 확장이 필요하고, 이를 전체적으로 이끌어갈 시니어 사역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렸다. 제한된 지면과 필자의 부족한 필력으로 인해 더욱 명료하게 전달치 못함을 송구하게 생각하며 섬기시는 모든 교회와 시니어분들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하심이 더욱 충만하시길 기원드린다.
웰에이징 미션 대표 김재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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